오래전에 디아블로2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다시 시작해도 재미있을까?”
나 역시 그랬습니다. 컴퓨터 폴더 어딘가에 남아 있던 오래된 디아블로2 아이콘을 몇 번이나
클릭하려다 멈췄습니다. 스무 살 무렵에는 이 게임 하나로 밤을 새웠지만, 지금은 시간도 부족하고 게임 하나 사는 데도 가성비를 따지게 됩니다.
결제 화면까지 들어갔다가
정가를 보고 창을 닫은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근데 할인 기간에 정가보다
크게 내려간 가격을 확인했고, 그제야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정도면 추억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지금 즐기려고
사도 괜찮겠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 지금 복귀해도 될까?
막상 해보니까 하루 1~2시간 정도 플레이하면서 득템과 캐릭터 성장을 즐길 사람이라면 충분히
복귀할 만합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비교적 낮은 PC 사양에서도
플레이 가능
- 맨땅 육성을 쉽게 만드는 룬워드가 명확함
- 공포의 영역과 파괴참 덕분에 과거보다 후반 육성이 편해짐
이 중 가장 걱정한게
가격 다음으로 PC 사양이었습니다.
사용하던 PC는 GTX 1050 Ti급의 오래된 사무용 PC였는데, 옵션을 낮추니 체감상
60프레임 전후로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멀티플레이였습니다.
예전 아시아 서버에서
방 하나 만들려고 기다리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었는데, 다시 접속했을 때는 버스방이나 앵벌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돈, 사양, 멀티플레이.
내가 복귀를 막고 있던
세 가지 이유가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됐습니다.
로딩이 끝나고 붉은 안개
속에서 익숙한 디아블로 로고가 떠오르는 순간, 생각보다 훨씬 강하게 옛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아, 나 진짜 다시 시작하는구나.”
그 짧은 몇 초가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맨땅 캐릭터는 네크로맨서가 편했다
복귀 첫 캐릭터는 처음부터
네크로맨서, 즉 강령술사로 정했습니다.
해골을 소환해 앞에 세우고
뒤에서 저주와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라 컨트롤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몬스터에게 둘러싸여도
내 대신 맞아주는 소환수가 있다는 것만으로 손에 땀이 덜 났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아이템을
외울 필요도 없습니다.
노멀과 나이트메어 구간에서는
룬워드 세 가지만 먼저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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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워드 |
착용 시점 |
핵심 효과 |
|
잠행(스텔스) |
Lv.17 |
이동속도·마나 회복 |
|
영혼(스피릿) |
Lv.25 |
+2 스킬·시전속도 |
|
통찰(인사이트) |
Lv.27 |
용병의 마나 회복 지원 |
잠행을 만들고 이동속도가
빨라졌을 때부터 게임 템포가 확 달라졌습니다.
영혼을 장착하면 스킬과
시전속도가 올라가고, 용병에게 통찰을 들려주면 마나 물약을 계속 마셔야 하는 스트레스도 크게 줄어듭니다.
복귀하고나서 이것저것
욕심내지 않고 이 세 가지 먼저 챙기니 훨씬 편했습니다.
직장인 기준 헬까지 얼마나 걸릴까?
복귀를 고민할 때 사실
가장 중요한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그래서 헬까지 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데?”
맨땅 햄딘이나 소서리스
계열은 헬 액트5 클리어와 기본적인 앵벌 진입까지 약 15~20시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루 2시간씩 플레이한다면 약 일주일 반 정도입니다.
|
플레이 방식 |
예상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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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
약 2~3주 |
|
하루 2시간 |
약 8~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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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집중 플레이 |
2~3주 내외 |
근데 말이죠 캐릭터와
드롭 운, 파티 플레이 여부에 따라 차이는 큽니다.
심지어 “몇 달은 해야 제대로 사냥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훨씬 짧았습니다.
퇴근하고 두 시간 정도
플레이해도 조금씩 확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게 의외로 중독성이
강합니다.
헬부터 달라지는 가성비 세팅
진짜 벽은 헬 난이도에서
찾아옵니다.
몬스터마다 면역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특정 속성 공격에 거의
피해를 받지 않으니까 냉기 중심 원소술사가 냉기 면역 몬스터를 만나면 갑자기 사냥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식입니다.
이때부터 선택지가 두
가지로 갈립니다.
직접 파밍하면서 천천히
장비를 맞추거나, 거래를 통해 핵심 장비를 먼저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많이 찾는 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샤코
- 마라의 만화경
- 영혼 방패
- 직업별 핵심 무기
- 수수께끼 제작에 필요한 고급 룬
핵심은 돈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닙니다.
헬에서 사냥 시간을 크게 줄여주는 장비부터 맞추는 것입니다.
하루 1시간 앵벌 어디가 가장 효율적일까?
장비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면
이제부터는 기회비용 싸움입니다.
퇴근 후 한 시간밖에
없다면 앵벌 장소를 잘못 고르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카오스 생츄어리
장비가 어느정도 맞춰진
캐릭터라면 한 판당 약 4~5분을 목표로 잡을 수 있습니다.
1시간이면 대략 12~15회 정도 반복할 수 있어 룬, 베이스 아이템, 유니크 아이템을 폭넓게 노리기 좋습니다.
한 방 대박보다는 꾸준한
누적 수익에 가까운 장소입니다.
공포의 영역
공포의 영역(Terror Zone)은 일정 시간마다 특정 지역의 몬스터 레벨이 상승하는 시스템입니다.
예전처럼 피트, 카오스 생츄어리, 바알방 몇 곳만 반복해야 했던 지루함이 크게 줄었습니다.
높은 레벨의 공포의 영역에서는
고급 아이템과 함께 파괴참도 노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느 지역이 공포의
영역으로 열렸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꽤 큽니다.
파괴참 때문에 헬 육성이 쉬워졌다
복귀하고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 중 하나가 파괴참(Sundering Charm)입니다.
파괴참이 헬 난이도의
특정 속성 면역을 깨뜨려 한 가지 속성에 집중한 캐릭터도 더 많은 지역을 사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적입니다.
예전에는 냉기 면역 몬스터가
나오면 사실상 돌아가야 했던 빌드도 파괴참 이후 선택지가 크게 늘었습니다.
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스킬 잘못 찍으면 다시 키워야 하나?”라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옛날 디아블로2와 가장 다른 3가지
다시 플레이하면서 체감한
변화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공포의 영역입니다.
매시간 사냥터가 바뀌기
때문에 특정 지역만 무한 반복하는 지루함이 줄었습니다.
둘째, 파괴참입니다.
속성 면역 때문에 사냥터가
제한되던 캐릭터도 활동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셋째, 패드 지원입니다.
PC에서도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계열 컨트롤러를 연결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버튼에 바로 배치할
수 있어 키보드와 마우스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입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돌아온 날에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사람은 지금 복귀해도 만족도가 높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 복귀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겠습니다.
- 하루 1~2시간
가볍게 파밍하고 싶은 사람
- 예전 디아블로2의
득템 손맛을 다시 느끼고 싶은 사람
- 복잡한 컨트롤보다 캐릭터 성장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
- 맨땅부터 시작하되 빠르게 헬 사냥에 진입하고 싶은 사람
반대로 모든 유저가 동시에
맨땅으로 뛰어드는 시즌 초반의 경쟁과 경제 시스템 자체가 재미라면 다음 래더 시작을 기다리는 편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중요한
건 “지금 사람이 많으냐”보다 내가 디아블로2에서 무엇을 재미있어했는가였습니다.
며칠을 다시 플레이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세계가 아직 여기 있었구나.”
바뀐 시스템은 많았지만
음침한 분위기, 룬이 떨어질 때의 소리, 아이템을 하나씩
맞춰가는 손맛은 여전했습니다.
달라진 건 게임보다 오히려
나였습니다.
처음 복귀한다면 너무
많은 공략부터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네크로맨서 같은 쉬운 캐릭터 하나, 잠행·영혼·통찰 세 가지 룬워드만 기억하고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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